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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31 11:20

훨훨 새가 날아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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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난 날은

 

지루하고 맥이 없던 날들이

모조리 일어나 빛이 되던

아아 내 어깨 쭉지에

문득 날개가 돋던 날

너를 만난 날

 

머리에서 손이 빠져 나오고

다리에서 얼굴이 튀어나오던

허리에서 설탕이 쏟아지던

불안 비참 치욕 따위가

 

훨훨 새가 날아오던 날

너를 만난 날은

만신창이가 되어

여름을 힘겹게 보내고

문득 가을이 오던 날

너를 만난 날은

필연의 날이다

 

현실이 사라지고

다른 현실이

태어난 날

그러니까 그날은

추현실의 날이다

 

너를 만난 날은

날개 달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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