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유게시판

회원여러분의 자유로운 공간입니다

2018.10.27 15:58

갈 곳 없어

profile
(*.223.14.129) 댓글 0

mad6lio.jpg

 

빗속에서

 

오래도록 굳은 고독 응어리진 슬픔 풀어

속속들이 젖으면서 어둡게 울고 나면

굳은 살 없는 가슴에

아침 햇살 금빛으로 돋겠지

 

울어보지 않은 기쁨이 어디 있으리

하루의 아픈 마음 이 저녁에는 창밖에 세워

매맞는 자세로 맞는다.

 

햇볕 하루에 젖은 하루가 뒤따라야

수목은 눈물 머금어 뿌리 뻗고

잔가지도 젖은 눈을 트고 꽃을 열었다.

 

젖어서 슬프지 않은 것 있으리

창밖에서 비를 맞는 생각 하나

낮게 날아 둥지를 찾아드는 울새 한 마리

 

갈 곳 없어 선 채로 속절없이 비를 맞는

어깨 처진 정원수 한 그루까지

비오는 저녁이 쓸쓸하지 않은 것 있으리

하지만 세상은 흐느낌 속에서 자랐다.

 

풍경을 빗금으로 할퀴면서

이탤릭체로 비가 내린다.

회초리에 맞아 함초롬히 젖은 하루가

저녁 아스팔트를 걸어서

어둡게 가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49 별자리마다 전미수 2018.10.22 66
3448 만남은 지우개 같은 전미수 2018.10.22 38
3447 네 편지를 들면 전미수 2018.10.23 59
3446 무너져버릴 전미수 2018.10.24 62
3445 이미 내게는 그런 전미수 2018.10.25 57
3444 아직 시도하지 않은 전미수 2018.10.25 63
3443 말도 못 할 만큼 전미수 2018.10.26 57
3442 별을 보고 걸어가는 전미수 2018.10.26 62
3441 내가 다가설 전미수 2018.10.27 57
3440 바람부는 날 전미수 2018.10.27 60
» 갈 곳 없어 전미수 2018.10.27 58
3438 햇살이 너무나도 전미수 2018.10.28 60
3437 마음 어두운 밤 전미수 2018.10.28 67
3436 내 인생길 전미수 2018.10.29 55
3435 어제는 전생이고 전미수 2018.10.29 60
3434 바다를 다 누리듯이 전미수 2018.10.29 82
3433 꽃이 된다면 전미수 2018.10.29 58
3432 훨훨 새가 날아오던 전미수 2018.10.31 49
3431 그리워하는 게 전미수 2018.10.31 54
3430 노을 빛 기도 전미수 2018.11.01 60
Board Pagination 1 ... 2 3 4 5 6 7 8 9 10 ... 175
/ 17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