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유게시판

회원여러분의 자유로운 공간입니다

2019.03.20 10:04

젖 물리는 모성

profile
(*.159.171.33) 댓글 0

iUKsWde.jpg

 

빗질

 

등뒤에 서서 무엇에게라도

빗질하고 싶다 무지개 빛 나는

고운 머릿결 만들어 주려고

참빗 하나 샀다

 

젖 물리는 모성 같아서

검은 눈빛이 밝다

이끼 자주 끼는 속된 마음도

자주 빗질하라고 오늘 내다보는

풍경이 어제보다 한층 가깝다

 

세상은 때때로 촘촘한 빗을 들어

거센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를

몇 번씩이나 가다듬어 주는 것이다

마음 한 번 잘못 먹은 머리카락이

우수수 떨어지고 그 자리에 또 무언가

새롭게 일어나는 목숨이 있다

 

어떻게 이곳까지 걸어왔을까

문득 지하까지 내려다 보니

맨발이다 풀 많은 둥근 지붕이

빗길에 닦여져 투명하다

 

밤새 빗질한 길이

물기 마르고 난 어느 여인의

생머리같이 단아하다

처음의 낯선 걸음이라

발길 옮기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7 세월의 향기 전미수 2019.04.01 65
256 만나지고 싶은 사람 전미수 2019.03.29 55
255 달빛 차가운 밤이면 전미수 2019.03.28 67
254 햇살처럼 고운 기억들만 전미수 2019.03.27 71
253 바람처럼 구름처럼 전미수 2019.03.26 59
252 친구여 전미수 2019.03.25 56
251 나의집 전미수 2019.03.25 70
250 그리움에 사무친 전미수 2019.03.22 63
249 반달 전미수 2019.03.22 78
248 갈림길 그리고 선택 전미수 2019.03.21 73
247 무너져 내린 나 전미수 2019.03.21 63
» 젖 물리는 모성 전미수 2019.03.20 64
245 내게 말하고 있네 전미수 2019.03.19 76
244 당신의 사랑과 존재 전미수 2019.03.19 76
243 삶의 동반자 전미수 2019.03.18 45
242 달의 뒷쪽 전미수 2019.03.18 68
241 인생은 낙엽 전미수 2019.03.15 67
240 걷고 싶다 전미수 2019.03.15 60
239 진흙을 헤치고 전미수 2019.03.14 60
238 승리를 거둔 녀석 전미수 2019.03.14 63
Board Pagination 1 ... 160 161 162 163 164 165 166 167 168 169 ... 177
/ 177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