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유게시판

회원여러분의 자유로운 공간입니다

2019.03.14 11:42

진흙을 헤치고

profile
(*.159.171.33) 댓글 0

BXZU6cg.jpg

 

소금꽃 함초

 

썩었던 심장이 두근두근 뛰면서

진흙을 헤치고 나오는구나

내 머리끝에서 소금꽃

함초가 잔뜩 피었네

 

십자가 새겨진 함초 한 짐으로

죽었던 내가 다시 살아나네

멈추었던 피가 돌아가고

 

네가 어둠을 환하게 밝히는

경전의 한 구절이구나

새벽 같은 네가

구원의 기도문이구나

 

이승의 목숨이 짧아서

개펄에 다시 지천으로 돋아난

네가 병든 세상을 치유하리라고

황록의 꽃이 피고

검은 열매가 맺혔구나

 

혀에 입술에 닿은

너의 몸이 불길처럼 뜨겁네

맹독의 나를 없애려고

온몸에 산호꽃이 피는구나

 

가슴에 소금 가득 품은

네가 복음서 아닐까 해서

한 장 한 장 되새기며 읽는다고

너를 뜯어 입에 넣었다

 

살 다 타버리고

부서져 재만 남은 마음을

서해 바다에 뿌렸더니

불꽃 같은 생이

무리 지어 함초로 피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69 지킬 수 있는 그런 전미수 2019.03.01 55
3268 독경 같은 강물 전미수 2019.03.04 55
3267 탐욕적이고 전미수 2019.03.04 68
3266 과정 없는 성공 전미수 2019.03.05 64
3265 물방울과도 같은 전미수 2019.03.05 60
3264 되돌아갈 수 없는 길 전미수 2019.03.06 63
3263 동방의 구석 전미수 2019.03.06 56
3262 불확실한 세상 전미수 2019.03.07 61
3261 그대의 심장으로 전미수 2019.03.07 55
3260 내가 가지고 있어 전미수 2019.03.08 72
3259 목숨보다 향내가 전미수 2019.03.08 70
3258 자연의 옷 전미수 2019.03.11 57
3257 간직하기를 전미수 2019.03.11 63
3256 희망 전미수 2019.03.12 56
3255 모두 불행한 존재 전미수 2019.03.12 59
3254 풍부함 전미수 2019.03.13 72
3253 너무나 평범해서 전미수 2019.03.13 72
3252 승리를 거둔 녀석 전미수 2019.03.14 60
» 진흙을 헤치고 전미수 2019.03.14 57
3250 걷고 싶다 전미수 2019.03.15 60
Board Pagination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75
/ 17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