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유게시판

회원여러분의 자유로운 공간입니다

2019.03.04 09:55

독경 같은 강물

profile
(*.159.171.33) 댓글 0

OV3D6Cj.jpg

 

강물 속으로

 

그 속에 내가 보였다가

안보였다가 떠있다가

가라앉았다가

얼었다가 녹았다가

 

나를 철석철석 때려주면서

베어지고 잘라지고 뽑혀져라

하는 독경 같은 강물

 

나를 쿨렁쿨렁 밀고 들어와

부서지고 무너지고

깨져라 하는 잠언 같은 강물

 

뼈를 뚫고 뇌까지

파고드는 물이 둔탁한

나를 깨우치는 스승이라네

 

나를 죽였다가 다시

살려내는 강물이

그 무엇보다 고귀하다네

그 누구보다 신성하다네

 

세속의 물질을 끊어내려고

강물 속으로 첨벙 뛰어들어

찬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네

 

마음에는 또 진흙의 때가

덕지덕지 묻어있다 굳어서

잘 떨어지지가 않아 한겨울

얼음을 깨뜨리는 것이네

 

씻어내야 할 것이 눈에

보이는 똥오줌뿐일까

벗겨내야 할 것이 밖으로

드러난 피고름뿐일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69 지킬 수 있는 그런 전미수 2019.03.01 55
» 독경 같은 강물 전미수 2019.03.04 55
3267 탐욕적이고 전미수 2019.03.04 68
3266 과정 없는 성공 전미수 2019.03.05 64
3265 물방울과도 같은 전미수 2019.03.05 60
3264 되돌아갈 수 없는 길 전미수 2019.03.06 63
3263 동방의 구석 전미수 2019.03.06 56
3262 불확실한 세상 전미수 2019.03.07 61
3261 그대의 심장으로 전미수 2019.03.07 55
3260 내가 가지고 있어 전미수 2019.03.08 72
3259 목숨보다 향내가 전미수 2019.03.08 70
3258 자연의 옷 전미수 2019.03.11 57
3257 간직하기를 전미수 2019.03.11 63
3256 희망 전미수 2019.03.12 56
3255 모두 불행한 존재 전미수 2019.03.12 59
3254 풍부함 전미수 2019.03.13 72
3253 너무나 평범해서 전미수 2019.03.13 72
3252 승리를 거둔 녀석 전미수 2019.03.14 60
3251 진흙을 헤치고 전미수 2019.03.14 57
3250 걷고 싶다 전미수 2019.03.15 60
Board Pagination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75
/ 175
위로